'강만수'에 해당되는 글 1건

Posted on 2008.11.07 15:45
Filed Under 법률 이야기

최근 정치판 ( 판 이라는 것이 비하의 뜻이 있을 수 있으나 지금의 정치상황을 보면 판 이외의 딱히 맞는 말이 없는 것 같아 판이라 지칭한다.)에서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의 말 실수(?)가 연일 이슈화 되고 있다.
실수라고하기에는 정말로 어처구니 없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다음은 국회 대정부 질문의 녹취록 내용이다.

[녹취:최경환, 한나라당 의원]
"종부세 위헌 판결이 나오게 돼 있습니까? 오늘 13일입니까? 대체로 어떤 판결을 예상 하십니까?"
[녹취: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현재 우리가 헌재와 접촉을 했습니다만 확실한 전망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일부는 위헌 판결이 날 것이다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만 어떻게 날런지에 대해서는..."
[녹취: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다시 한 번만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기획재정부의 어느분이 헌법재판소의 어느분을 만나서 어떤 말씀을 들으셨습니까."
[녹취: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우리 세제실장과 담당국장이 의견을 제출하고 우리가 발표한 종부세 개정 이후 종부세 관련 통계를 달라고 요청해서 가서 제출하고 설명했다고 보고를 받았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저한테 보고한 것이 정확히 내용은 모르겠으나 세대별 합산은 위헌으로 갈 것 같다 그런 보고를 들었습니다."
[녹취: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어느분을 만났습니까?"
[녹취: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이름은 구체적으로 들은바는 없습니다만 주임재판관이라고 들었습니다."
[녹취: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주심재판관을 만나셨다 언제 만났습니까 오늘입니까 어제입니까?"
[녹취: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날짜는 상당히 됐습니다 1~2주일 됐는가 상당히 전에 ......."
[녹취: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헌법재판소는 선고를 하기 전까지 그 판결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외부에 공개돼서는 아니됩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법원의 재판의 공정성을 해하는 것입니다. 헌법재판소 주심재판관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면 당연히 회피 대상입니다 기피대상입니다. 절대로 이런 방식으로는 재판의 공정성이 이뤄질 수 없습니다."
                                                                                                        <2008.11.07 YTN 방송 인용>  

강만수 장관은 자신이 이 이야기를 하면서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애기 인지를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듯 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 없는 애기를 태연히 그것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할 수 있었겠는가. 삼권분립과 사법권의 독립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 발언은 헌정질서 자체를 훼손하는 발언 인것이다.

삼권분립과 사법권의 독립

우리 나라 헌법은 입법권은 국회에(40조),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66조 4항),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101조) 속한다고 규정하여 3권분립주의에 입각하고 있다.
제101조 ①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
②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법원으로 조직된다.
③법관의 자격은 법률로 정한다.

제103조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

법관 심판의 독립성은 헌법재판소법에서도 규정하고 있다.

제4조(재판관의 독립) 재판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

이 밖에도 헌법재판소의 구성원은 일반적으로 공무원의 비밀엄수 의무가 있고 정치적으로도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의무가
있다. 정부는 (정확하게는 강만수 장관은) 국회에서의 발언은 실언 이었으며 헌법재판관을 접촉한 것이 아니라 재경부의 ㅅ제실장등이 종부세와 관련한 자료를 헌법재판소의 연구관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나눈 이야기를 오해해 발언한 것이라고 해명하였다.
즉 헌법재판소의 요청에 따라 자료를 제출하러 헌법재판소에 갔다가 가볍게 나눈 이야기를 강장관이 오해해 국회에서 "접촉"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도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헌법재판소는 11월 7일 '기획재정부 장관의 국회 발언에 대한 헌법재판소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재 접촉' 발언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이어 "이번 방문과 관련해 헌법재판소는 기획재정부측에 방문을 요청하거나 자료제출을 요구한 사실이 없음을 밝혀둔다"고 전했다. 즉 헌법재판소에서 자료요구를 먼저 한적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국가의 중요 정책이나 법률관련하여 관계부처에서 의견서 또는 자료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는 일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하지만 재경부가 이야기 하는 그 과정이 헌법재판소의 애기와 너무 다른 것이다.

헌법재판소 전경


단순한 말 실수가 불러올 엄청난 결과

국회의 여,야 3당은 이번 강만수 장관의 발언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기로 합의하였다.
여당의 입장은  단순한 말 실수이기 때문에 조사를 하더라도 크게 문제될 사안은 없을 것이라고 하고 야당은 만일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압력을 행사하려 했다면 강만수 장관의 해임은 물론 정부도 국민들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만수 장관의 발언에 대한 진의를 조사하는 것도 물론 중요한 일이다. 그 발언의 배경을 밝혀 더 이상 우리 헌법정신이 훼손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이미 정부의 재경 주무 장관이 국회에서 종부세에 대한 위헌 판결이 날 것이라고 이야기 함으로써 은연중에 위헌 판결을 바라는 정부의 입장을 밝혀 재판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한 것은 단순한 말실수라고 넘어가기에는 그 심각성이 너무 크게 되었다.
또한 이후 헌법재판소에서 정말로 양심에 따라 판결하여 위헌 결정이 나더라도 그 결정에 누가 깨끗이 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강만수 장관의 헌재 접촉 발언은 단순한 말 실수가 아닌 우리 헌법기관인 헌법재판소와 헌정질서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발언임에는 틀림이 없다.
강장관의 이번 발언이 정말로 이런 결과들을 예측하지 못한 단순한 말 실수 였을까?

About

by 붉은방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