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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on 2009.10.19 10:38
Filed Under TV 이야기

최근 부산이라는 도시가 각종 언론매체에 많이 보입니다.
정수근 사건 부터 최근 프로농구 KCC의 허재 감독 음주 폭행사건 까지...안좋은 일 부터 시작해서
관객 천만명을 넘은 해운대와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는 부산영화제와 같은 좋은 소식들 까지..
어찌보면 연일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인구 삼백팔십만의 제2의 도시 이다 보니 여러 사건 사고와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TV에서 이런 부산에 대한 생각을, 아니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조금은 진지하게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바로 토요일 오후 9시40분에 KBS 1 TV에서 방영하는 <다큐멘터리 3일>입니다.<다큐멘터리 3일>은 그동안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나 이슈가 되었던 일들,장소 등의 3일간의 모습을 화면에 담는, 공간과 사람을 통해 세상을 알리고자 하는 프로그램 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상 중 3일간을 취재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실제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던..촛불집회와 월드컵 응원전 등을 보여준 바로 그 프로그램 입니다.

이번주 <다큐멘터리 3일>의 주제는 바로 부산. 그 부산에서  길이 곧 인생이 되는 도로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부산항을 바라보고 있는 산등성이를 빙 둘러싸고 있는 도로, 부산시의 78개동을 거쳐 6개의 산복도로가 매일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과 마주치고 있습니다.

산복도로는 산의 중턱을 구비구비 돌아 가는 도로를 말합니다.
부산에서는 6.25 피난민들이 산 기슭에 집단 정착지로 거주지를 만들면서 이 거주지를 관통하는 도로가 생겨 났습니다. 사람들은 이 도로를 통해 바로 아래에 있는 부산 항만에서 부두일을 하러 가기도 하고 아이들은 학교에 다녔습니다.
화면에 보여지는 산복도로의 모습은 한마디로 사람과 건물,집이 한데 얽혀 있는 거대한 거미줄 또는 미로를 연상하게 했습니다.다닥다닥 붙은 집들이며 그 집들 사이의 골목길..그리고 그 골목에서 노는 아이들이나 햇빛을 쬐는 어르신 들의 모습.약간은 과거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들 속에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6.25때 이북에서 피난와서 거제도 수용소에서 살다가 부산에 정착하게 된 한 노인은 당시 김치한조각,죽 한 그릇도 같이 나누어 먹고자 했던 거제도 사람들에게 눈시울을 붉혀 가면서 감사인사를 했습니다.
미국으로 로스쿨 유학을 준비 중인 학생은 자신의 가난한 처지에 대한 불만을 묻는 PD의 질문에 담담하게 자신의 사정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하면 될 거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호떡장사를 하며 자식들을 키워낸 노부부는 자신들의 집이 누추하다고 연신 말하면서도 그 집에서 함께 말년을 보내는 지금 모습에 행복해 하고 있었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부산 시내와 부산항의 야경을 버릴 수 없어 이사를 가지 못한다는 할머님도 계셨습니다.
그렇게 땀 흘려 힘들게 살아온 우리 이웃들에게 산복도로는 때로는 희망으로 가는 길을 때로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잠시의 휴식을 주는 골목길 계단으로 그 자리에 40년을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우리 주변에는 늘 우리의 이웃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웃들과 함께 걸었던 길이 있었습니다. 그 길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우리의 부모님,우리의 할아버지,할머니를 만날 수 있습니다.그렇게 이어져 오늘날의 우리가 있는 것입니다.
부산항이 내려다 보이는 산복도로에서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이웃들을 보게 된 것은 토요일 오후에 저에게 찾아온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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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붉은방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