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널 방송금지'에 해당되는 글 1건

Posted on 2009.06.05 15:04
Filed Under TV 이야기


지난 4월 YB (윤도현 밴드)가 2년만에 신작 앨범 "공존"을 발표하며 가요계에 다시 복귀했다.
그러면서 타이틀 곡 "아직도 널" 뮤직비디오에 대해 각 방송사에 심의를 신청했었다. 여기에서 KBS 심의팀은 이 뮤직비디오를 방송불가 판정했던 것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 YB밴드의 "아직도 널" 뮤직비디오의 마지막 장면 >

KBS심의팀의 당시 방송불가 판정 사유는 내용 중에 등장인물이 노란선(차도 중앙선)을 심하게 왔다갔다 해서 시청자 특히 청소년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점. "청소년들에게 교통법규 위반을 조장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교통법규 위반 조장 이라....코메디도 이런 코메디가 없다.
청소년들이 이걸 보고 서울 도로 한복판에서 노란 중앙선을 왔다갔다하면서 따라 할 위험이 있다는 말인가?
정말로 KBS심의팀은 그것이 걱정되서 불가 판정을 했단 말인가? 아니면 각박한 세태에 국민들에게 한줄기 웃음을 주기 위해 그런 코메디를 한 것일까? 이정도의 내공이라면 개그콘서트에 진출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일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우리나라 TV의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의 법규위반 장면은 모조리 방송불가를 해야 되는 것 아닌가?
KBS 심의팀의 이번 방송불가 판정은 그 동안 발생해왔던 일련의 사건들을 유추해 생각해 보면 오해를 살 소지가 다분하다.
'이병순 KBS 사장 취임 이후 윤도현씨가 진행하던 프로그램(<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하차됐고, 지난 4월 <1대100> <비타민> 등에서 방송출연을 앞두고 취소통보를 하는 등 윤씨를 배제하려는 기류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  아니냐 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같은 뮤직비디오를 두고 다른 방송사에서는 문제삼지 않는 데 유독 KBS만이 그 장면을 문제삼아 방송불가 판정을 했다는 점도 석연치 않은 점이다.
소설가 이외수님은 이런 방송불가 판단에 대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어처구니 없는 방송불가 사유>란 글을 통해 "평범하게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불렀으면 어떤 이유로 방송불가 판정을 내렸을까" 하고 반문한 뒤 "노래가 끝난 다음 기타로 사람 머리를 가격하거나 기타 줄로 사람 목을 조를 가능성이 있다고 방송불가 판정을 내리지 않았을까" 라는 말로 KBS의 엽기적 태도를 맹비난했다.
사전 심의를 거쳐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내용을 방송에서 여과해서 보여준다는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을 한다.
하지만 그러한 결정이 국민 대다수의 인정과 동의를 얻어야 비로소 납득할 만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은 표현의 자유라는 말이 죽어가고 있다.
지금의 세태는,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누군가의 입맛에 맞는 것만 가능하고 나머지 것들은 어떠한 이유를 대서라도 못하게 하고 있다. 마치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로 막는 것처럼 사람들의 입을 막고 귀를 막고 눈을 막고 마침내는 생각할 자유 마저 막아 버리게 될지도 모르는 무서운 상황인것이다.

우리는 소통을 하지 않는 현 정권에 실망하고 분노했다.대로 한복판에 장벽을 치는 모습에 안타까워 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명박산성과 서울광장의 전경버스 벽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러한 자유에 대한 억압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을 거꾸로 되돌리는 독약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PS.KBS 심의팀은 YB밴드 기획사에서 문제된 장면을 삭제하고 1주일 뒤 다시 재심의를 요청하여 방송 통과 판정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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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붉은방패